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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80여 년 전 모래로 반도체 기판(웨이퍼)의 원료인 실리콘을 개발해 첨단산업을 일으켰습니다. 우리도 꽃가루처럼 쓸모가 별로 없다고 치부돼온 물질을 고부가가치 재료로 바꾸는 ‘변환경제(Cross Economy)’를 일으켜야 미래 성장 동력을 점화할 수 있습니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산업처장 겸 재료공학과 석좌교수는 1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가 성장과 추락의 기로에 처한 상황에서 퍼스트 무버 대출모집인제도 로 나서지 않고서는 지속 가능한 나라를 기약할 수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폐자원을 활용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요소 기술을 적극 개발해 신산업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게 조 교수가 강조하는 변환경제의 요지다.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 재료공학 석사, 화학공학 박사, 의대 박사후연구원 출신으로 공학과 의학 등 학제 간 융합 연구를 해왔다.
대출 일시상환조 교수는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5년간 연구비 포함 총 200억 원을 지원받아 대학에 ‘변환경제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가 주목하는 변환경제 물질 중에는 꽃가루, 커피 찌꺼기, 황마 등이 있다. 특히 ‘식물의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꽃가루의 경우 단단한 외벽의 지방질 등을 섭씨 80도에서 몇 시간 동안 아세톤으로 제거한 뒤 15~2 예금은행 5도의 알카리성 수용액에 넣어 처리하면 가공하기 쉬운 마이크로겔로 바뀐다. 물론 꽃가루 알레르기 성분(단백질)도 제거한다.
이처럼 꽃가루의 성질을 변환시켜 햇빛을 반사해서 온도를 낮추는 기능성 종이, 바다 유출 기름 등 오염물질 흡착제, 바이오·의료 스폰지, 3차원(3D) 프린팅 잉크, 약물 전달 물질, 플라스틱 대체 물질로 바꿀 수 있다 직장인 탐구생활 . 최근에는 5도 이상 피부 온도를 낮추면서 바다의 허파와 같은 산호초를 살리는 친환경 선크림에 관한 연구 성과를 선보였다. 기존 선크림은 옥시벤존 등의 화학물질로 인해 산호초를 죽이는 ‘백화현상’을 유발한다.




조 교수는 커피 찌꺼기로 바이오 연료를 만들고 군미필무직자 황마로 플라스틱 대체 물질을 개발하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먼지로 치부되기도 하는데 오히려 높은 부가가치를 올리는 물질로 변환시킬 수 있다”며 “외부 재단 등에서 함께 사업화를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헝가리 연구 네트워크(HUN-REN)로부터 유럽 변환경제센터 설립을 제안받았고 영국 의회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환경공학과, 브라운대 지속 가능 에너지센터 등에서 변환경제를 설명해 호평을 받았다.

한국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일으키려면 혁신 생태계 조성과 함께 ‘변환경제특구’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게 조 교수의 제언이다. 국내외 우수 연구자와 엔지니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이른바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학계와 연구계, 산업계에서는 여전히 외국 것을 따라하는 데 많은 자원을 쏟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 실리콘밸리(인공지능)와 보스턴밸리(바이오), 네덜란드 바헤닝언밸리(푸드테크)처럼 세계 일류 혁신 클러스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대학은 위기감을 느끼고 인재 유치, 글로벌 온라인 교육 확대, 산학 협력에 매진하는 데 비해 한국 대학과 연구계는 여전히 정부 지원을 바라면서 안주하려 하고 산학 협력도 미진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핵심 인재들을 파격적으로 대우하는 반면 경쟁력이 약해지면 정년 보장(테뉴어)을 받았더라도 도태된다.




조 교수는 대학에서 기업들과의 연구개발(R&D) 협력 가속화 책임을 맡고 있어 산학 협력을 중시한다. 그 스스로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범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약물 전달 시스템, 진단·예방 의료기기 등을 개발하는 첨단 바이오 기업(루카에이아이셀)을 창업했다. 현재 난양공대는 주로 미국·유럽·중국 기업들과의 협력 사례가 많지만 최근에는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만큼 조 교수는 모국의 성장 동력 점화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는 싱가포르가 동남아 등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산업을 혁신하는 AI 대전환(AX)에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한국도 AX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인재와 모험자본 부족 등 혁신 생태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대학들이 장기간에 걸친 등록금 동결과 평준화 문화, 의대 쏠림 현상으로 인해 첨단 분야 인재의 해외 유출이 심각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학·연구계 인재 홀대 정책을 틈타 유럽은 물론 싱가포르·중국·홍콩·대만·일본이 인재 유치에 나서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광본 논설위원·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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